아침부터 피곤하더니, 밤이 되도록 피곤하다
차라리 잠을 청하면 될 것을
굳이 내리기로 한 폭우를 기다려 본다
막걸리 한 사발 옆에 놓고
아이 피곤타
아이 배 부르다
아이 기분 나쁘다 하며
담배도 맛이 없어
음악도 듣기 싫어
책도 읽기 싫어
불도 켜지 않고
어둠에 우두커니 앉아있어 본다
둘째놈은 자기 싫은지 이를 오도독 갈아대고,
아니, 저도 폭우를 기다리는 것이려나
아니, 내가 자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려나
아니, 먹다 남긴 우유가 생각나는 것일지도

막걸리는 한 잔 남짓 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말 필요한 것은
좀 더 독한 술이려나
아니면 그냥 이렇게 그냥 깨어 있는 한 시간
아무도 보이지 않는 시간이니
조금쯤 울어도 되려나




Posted by just2k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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